2014.12.05 11:22
※편지 형식의 독후감상문※
To. 지금은 내 옆에 안계시지만 아빠께 쓰고 싶었던 너무 늦어 버린 딸의 편지
아빠! 저 아빠가 예쁘게 낳아주시고 잘 길러주신 아빠 딸 지원이예요.
지금은 만질 수도 볼 수도, 느낄 수도 없게 멀리 가버리셨지만 만약 아빠가 제 옆에 있었으면 드리고 싶었던 편지예요. 제가 지금까지 잘 자랄 수 있었고 남보다 부족하지 않게 커갈 수 있었던 것은 아빠가 이만큼 잘 돌보아 주신 덕분 이예요. 처음에는 아빠가 매일매일 술 드시고 늦게 들어오셔서 걱정을 많이 했었어요. 혹시나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으신 건지 무슨 걱정이 있으시길래 매일 저렇게 술을 드시고 늦게 들어오시는 건지 걱정했었지만 날이 가면 갈수록 늦게 들어오시는 일이 잦아들면서 저는 화가 났었어요. 아빠가 사랑하셔서 결혼까지 하신 엄마를 힘들게 하시고 신경도 안 쓰시고 저와 희원이에게는 학교는 잘 다녀왔는지 밥은 잘 챙겨먹는지 한 번도 물어봐주신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아빠가 더 미웠어요. 그런데.. 아빠가 췌장암 판정을 받았다는 말을 듣고 그때서야 아빠가 왜 그러셨는지 알게 되었어요. 집에도 잘 안 들어오시고 집에 들어 오실 때면 술에 취해 비틀거리고 흔들리고 나약한 모습을 보여주실 수밖에 없으셨는지 이제야 알고 나니 아빠께 화내고 짜쯩 냈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웠어요. 사람이 살면서 거짓말을 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힘드셨으면 밖에서 혼자 걱정하지 마시고 집에 오시면 엄마와 아빠아들 희원이와 제가 위로해 드리고 아빠가 힘들어 하시는 것을 저희와 함께 나누셨으면 조금이나마 덜 힘들어하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가족이고 사랑 아닌가요? 조금은 아빠가 원망스러울 때가 있어요. 우리와 함께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을때도 아빠는 밖으로만 도셨지요.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나 크지만 표현이 부족했기에 이렇게 많이 표현도 못하고 가버리셔서 그게 너무 안타까워요. 그리고 아빠가 저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만 겉으로는 짜증만 내서 너무 죄송해요. 이제는 아빠가 옆에 안계시니 오늘따라 더욱 더 아빠의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져요. 아무리 아빠가 밉고 그래도 내가 조금만 더 생각해보고 이해해 드릴걸.. 내가 조금만 더 예의 있게 행동할걸.. 이런 생각들이 많이 드는 후회만 가득한 하루예요. 너무 너무 보고싶어요
거기는 계실만 하세요? 제가 정말 많이 사랑하는 거 아시죠..?
살아계실 때에는 제가 아빠께 무뚝뚝하게 하고 애교 있게 말은 못했지만 제가 정말 많이 사랑합니다. 제가 말로 한 번도 사랑한다고 한 적이 없는데 이제 와서 너무나 후회 되네요 더 많이 표현할걸.. 제가 너무너무 많이 사랑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빠가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남기고 가신 편지 중에 저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해서 봤는데 제가 드린 편지가 사랑이라는 걸 아셨다는 말에 눈물이 났어요. 내용은 다 불만 가득한 편지였는데..
아빠! 저랑 희원이가 엄마 잘 지켜 드릴 테니까 위에서 지켜봐주세요~ 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아빠 보고 싶을거예요~
2014년 11월 27일 아빠를 사랑하는 딸 지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