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가지 슬픔 - 엘리자베스 킴 >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단일민족이라고 주장해왔으며 또한 그런 의식을 자랑스럽게 여겨왔다. 한 민족으로서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끈끈한 정으로 뭉친다는 단결력, 동질적이라는 유대감이야말로 우리가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는 정서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알게 모르게 혼혈은 존재했었다. 이 책의 주인공이자 저자인 엘리자베스 킴 또한 한국인인 엄마와 미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였으며 나는 그녀의 일생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혼혈아, 물론 지금의 우리야 그게 무엇이 대수겠냐는 물음이 터져 나오겠지만, 아쉽게도 그녀가 태어났던 시대는 자신과 다른 외모를 가지고 태어난 팔 벌려 환영해줄 만큼 개방적인 사회가 아니었다. 1950년대 이후 안보상의 이유로 인해 미군이 주둔하기 시작하면서 미국인과 한국여성과의 혼혈이 많아졌지만, 그러나 그 무렵 태어난 혼혈아들은 일반적인 가정을 이룸으로써 생긴 아이들이 아닌, 부적절한 관계로 생긴 경우가 대다수였기 때문에 혼혈을 좋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이 무척 강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철저한 유교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미군 병사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잉태한 어머니의 처신은 용납되지 못할 일이었을 것이다. 주인공은 마을 사람들에게 배척받다 못해 자신의 외조부 일가의 손에 어머니가 맞아 죽게 되는 장면을 두 눈으로 목격하게 되고, 이후 친척들에게도 외면 받고 고아원 생활을 전전하다 결국 미국인 목사 부부에게로 입양되게 된다.

 

새로운 부모, 전혀 익숙하지 않고 낯선 사람이지만 그녀에게도 1%의 기대 정도는 존재하였을 것이다. 따뜻한 가정이 생길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타국에서의 새로운 삶은 그녀에게 조금의 안정을 주지 못하였다. 기독교를 맹신하며 보수적인 삶을 강요하는 양부모로부터 받는 수모와 아시아계 혼혈인이 자신뿐이기에 겪는 또 다른 차별의 미국 생활은 늘 주인공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버려질 것이란 두려움과 자괴감을 안겨 주었다. 더욱이 자라서는 혼혈아이기에 떠넘기듯이 결혼한 남자에게서 받는 폭력을 감내하여야 하는 비인간적인 삶을 살아가야 했던 것이다. 책에서 눈여겨보게 된 부분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고 엘리자베스가 혼혈인으로서 수모를 당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태생적 아픔과, 이후 양부모의 핍박과 수모, 남편으로부터의 인격 모독과 폭력으로 남겨진 상처, 그리고 어렸을 적 완성되지 못했던 친엄마와의 모성적 환희를 자신이 직접 딸을 낳고 엄마가 됨으로서 완성하게 되면서 누리게 된 기쁨의 회복에 이르기까지의 자아 탐구 속에서 철저히 과거에 구속되면서도 또 다른 성질의 슬픔을 분출하게 되는 내용이었다. 자살에 대한 숱한 강박관념을 느끼면서도 자신이 겪은 만 가지 슬픔들 속에 가려져있었던 소중한 감정, 자기애를 깨닫고 나서 치유되는 과정이 나로서는 전혀 도달하지 못한 인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서 종종 의식이라는 것이 사람의 삶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를, 그리고 점점 늘어가는 다문화가정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요즈음의 우리는 브라운관 속에서 다니엘 헤니나 샘 해밍턴과 같은 혼혈 스타나 외국인 스타들을 종종 마주하게 되면서, 외국인에 대해 가졌던 선입견들이 점점 해소되는 것을 느낀다. 물론 그들에 대해서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은 다른 나라와 교류가 적었던 옛날보다 더욱 개방적인 국제화 시대를 살면서 나와 다른 인종에 대해 많이 배우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나와 다른 인종에 대한 차별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편이다. 우리는 이에 대한 문제를 진지하게 토론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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