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02 03:26
가끔씩 나를 돌아볼 여유가 부족해질 때가 있다. 어쩐지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것만 같고, 나 자신이 초라해보이며,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가진 것들이 너무 부러워서 질투가 난다. 그럴 때 마다 나는 겨우내 나의 미움을 다독여가곤 했다. 물론 이 책을 찾아내기 전까진 했다. ' 나의 엄마, 타샤 튜더. ' 동화작가의 타샤 튜더의 삶을, 그리고 한 가족의 엄마로서의 그녀의 삶을 진솔하게 써내려간 글자 하나하나는 그 어떤 호사와 미사여구로 꾸민 문장보다 더 내 마음을 치유해주었다. 아릅답고 풍요로운 삶이란 바로 이런 것임을 알려주는 잔잔하고 소소한 기록은 그 자체로도 아름다워서, 방금 차가운 북풍 속에서 서있던 나를 따스한 태양빛 아래로 이끈듯이 포근한 기분이 들게 하였다.
그들의 추억을 감상하면서 가장 많이 발견할 수 있는 단어는 자연과 행복이었다. 타샤 튜더, 그녀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자연과 함께하는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자라왔고, 자연을 사랑하고 호흡하는 엄마에게서 태어난 자식들또한 매일매일을 방학이라고 생각하며 뛰어노는 것을 덧없이 사랑하는 이로 자라나게 되었다. 물론 자연과 가까이 살아간 다는 생활의 많은 부분은 순전한 노동이 대부분을 차지하였지만, 그들은 그 속에서도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 활기가 넘치고 명랑한 엄마는 놀이와 노동을 통해 삶을 가치를 가르쳐주셨고, 지금도 그 가치에 의지하여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는 그녀의 딸이 이를 증명한다.
요즘 아이들은 일어나자 마자 학교를 가고, 학교가 끝나자마자 학원을 간다. 학원의 가짓수만 해도 여러가지이다. 그들의 계획표에는 현대 사회에서의 행복한 사람이라고 불리는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으로 향하기 위한 노선도가 벌써부터 그려져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을 과연 행복한 삶이라고 말할 수 있는 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