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연가를 읽고...

2014.11.05 08:04

서태지 조회 수:236

선화는 일할 때도 좋지만 출퇴근할 때가 제일 좋았다. 붐비는 지하철역을 오갈 때나 버스를 타고 다닐 때면 말할 수 없이 흐뭇했다. 아침이면 제각기 바삐 서두르며 일터로 가는 사람들 속에 자기도 속해 있다는 것이 몹시 행복했다.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 속에 끼면 자신도 그들과 다를 바 없는 한국 사람이라는 것을 실감하여 좋았다. 그들과 같이 자기에게도 일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고 어디에선가 자기가 필요하다는 것이 환희로웠다. 스스로도 무시하고 멸시했던 자신이 결코 쓰레기처럼 버려질 존재가 아닌 것에 감격했다. 그렇게 선화는 출퇴근을 하면서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감을 새삼 확인하며 행복해했다.

 

“아무리 그래도 북한 사람들은 혼기에 다 시집 장가를 갑지비. 헌신짝도 짝이 있다는 말이 있잼메?”

“헌신짝이라? 하하하. 그렇게 헌신짝끼리 만나 살아도 행복할까?”

“그러재이쿠. 마음만 맞으면 당연히 행복하지비. 돈이라는 게 있다가두 없어지구 없다가도 생기는 게 아임메? 둘이 맞들고 벌면 돈이야 생기지비.”

“우와, 이 북한 아줌마 생활관 하나는 똑소리 나네.”

손님들이며 주방에 서 있던 주방 아줌마며 모두 와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선화도 청이를 흔들며 같이 웃었다. 요즘 순댓국집에서 복녀의 인기는 대단하다. 주로 저녁에 친구들과 술을 마시러 오는 서민들을 상대로 하는 순댓국집은 푸근하고 구김살 없는 복녀의 웃음으로 늘 떠들썩했다.

 

경옥이 새로 들어간 노래빠는 꽤 크고 손님이 많았다. 노래빠 주인은 쉰이 조금 넘은 아줌마인데 경옥이 손님을 잘 다룬다고 좋아한다. 경옥은 그동안 정말 열심히 손님들을 치렀다. 그러면서도 한 번도 3차는 나가지 않았다. 손님들이 아무리 유혹해도 넘어가지 않았다. 경옥은 그렇게 하는 것이 그토록 자부심을 안겨줄 줄은 몰랐다. 설가 언니들한테 들통 난다 해도 자기는 당당하다. 손님들하고 재미있게 놀아주고 적당한 스킨십을 좀 받아준 대신 돈을 많이 받지 않는가.

 

 

사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는 선화와 남한생활에 잘 적응하는 복녀, 그리고 자신의 옛둥지를 못 벗어나는 경옥,,

주인공 선화는 어렵사리 탈북을 해서 이제 겨우 사람다운 삶을 살고, 오랜만에 행복을 느끼고 있었는데, 하늘이 야속하게도 병으로써 선화를 데리고 간다. 그리고 복녀는 북한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복스러운 얼굴과 능청스러운 말투로 남한사람들에게도 푸근하게 다가온다. 경옥은 한국에 와서까지 노래방에서 자신의 몸을 맡기지만 그것을 옳다, 그릏다 할 수도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선택한 삶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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