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을 쫓는 아이'를 읽고

2013.12.05 15:52

이홍주 조회 수:2145

이 책은 아프가니스탄인이 쓴 최초의 영어 소설이자, 주인공 아미르가 진실을 용감하게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새로운 이해와 성숙에 도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성장 소설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난 아미르는 하자라인 하인인 하산과 함께 형제처럼 자란다. 그렇게 자라서인지 하산은 자신의 주인인 아미르를 친구처럼 생각하지만, 아미르는 하산과 자신은 주종관계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인지 한 순간도 하산을 자신의 친구로 인정하지 않는다. 어느 날, 둘은 언덕에 눌러가다가 불량배 아세프 일당을 만나게 되지만 하산의 새총 덕에 위기를 모면한다. 평소에 항상 아버지 바바의 사랑을 갈구하던 아미르는 마침내 연 싸움 대회에서 우승하고, 하산은 마지막으로 잘린 연을 쫓아 달려간다. 그런 그를 찾아나선 아미르는 그가 아세프 일당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되고, 용기가 나지 않아 비겁한 자신을 애써 합리화 시키며 골목에 숨어버린다. 그 후 죄책감을 느끼던 아미르는 하산과 그의 아버지인 알리를 도둑으로 몰아 자신의 집에서 쫓아낸다. 소련군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후에 아미르와 그의 아버지는 미국으로 피신하고, 아미르는 벼룩시장에서 소라야를 만나 결혼해 살아간다. 그렇게 살아가던 아미르는 아버지를 암으로 잃고나서 얼마 뒤에 아버지의 동업자이자 자신의 정신적 지주였던 라힘 칸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통해 하산이 자신의 이복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하여 아미르는 자신이 하산에게 저지른 비겁한 일을 속죄하기 위해 탈레반 관리가 된 아세프와 대결을 벌여 하산의 아들인 소랍을 데려와 함께 미국으로 간다. 한동안 실어증 증세를 보이던 소랍은 연싸움을 하는 것을 보고 처음으로 눈에 생기를 띄게 되고, 그것을 본 아미르는 그를 위해 연을 쫓아 달려간다. 나는 비록 아미르가 하산을 위해 당당하게 아세프 일당 앞에 나서지 못했을 때는 그가 너무나도 원망스러웠지만, 늦게나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것을 용서 받기 위해 여러 용기 있는 행동들을 했을 때는 그러한 그가 너무나도 멋있어 보였다. 그를 보면서 나도 항상 내 행동들을 반성하면서 내가 고쳐야 할 점이 있으면 겸허이 받아들여서 고치려고 노력을 해야겠고, 나서야 할 순간에는 당당히 나설 수 있도록 용기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또한 하산이라든가 그의 아버지인 알리의 삶을 통해서는 아프가니스탄의 실질적인 현실에 대해 알아볼 수 있었는데, 여러 가지 측면들 중에서도 특히 인종차별과 전쟁에 따른 피해에 관한 면을 살펴볼 수 있었다. 먼저 인종차별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황인, 백인, 흑인과 같이 피부색에 따라서 차별하는 것만이 인종차별인 줄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한 장 한 장씩 읽어나가면서 내 지식이 얼마나 짧았는지를 깨달았다. 아프가니스탄 사람은 크게 파쉬툰인과 하자라인이라는 두가지의 인종으로 나뉘며 전체인구의 80%에 해당하는 파쉬툰인의 지배아래에서 하층계급인 하자라인이 살아간다. 하자라인은 파쉬툰인과는 계급부터가 다르기 때문에 함부로 어울릴 수 없고 파쉬툰인들은 그들을 우리나라 양반들이 노비를 다루듯이 일만 시켜먹고 나이가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기분 내키는 대로 막 대한다. 이러한 아프가니스탄의 인종 차별현실은 아세프가 하산과 알리를 대하는 태도와 아미르가 자신들에게 도둑 누명을 씌웠음에도 불구하고 항의하는 말 한마디 없이 아미르의 집을 떠나는 알리와 하산의 행동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알 리가 아세프에게 심한 모욕감을 주는 말을 듣는 장면에서는 그저 책을 읽고만 있는 나도 서럽고 분했는데, 그 당사자인 알리는 오죽했을까? 나 같았으면 상대방이 하는 말보다 배로 심한 욕을 퍼부어도 분이 풀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알리는 단지 자신의 신분이 상대방보다 낮다는 그 이유하나만으로 자신의 상처입은 마음엔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듣고만 있었던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흘러야 인종차별이 없는 세상이 올지 궁금하다. 또한 하루 빨리 그러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사람들 또한 백인에게는 친절하면서 동남아시아 계열 사람에게는 함부로 대하는 차별적인 태도를 버려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중동 지역에서 전쟁이 자주 일어난다는 사실 외에는 달리 아는 게 없었던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아프가니스탄과 소련의 전쟁배경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고, 전쟁이라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전쟁이 일어난 곳마다 쑥대밭이 되고 그곳의 주민들은 터전을 잃을 뿐만 아니라 자신 또는 자신이 너무나도 사랑하던 이들을 잃을 수밖에 없다. 하산의 아들인 소랍 또한 어린 시절 전쟁의 희생양으로 부모를 잃고 온갖 고생을 다하다가 아미르 덕에 삶다운 삶을 되찾게 되고, 아미르가 준 하산의 사진을 줬을 때는 하산의 얼굴이 조금씩 잊혀져가서 그러는 것인지 한참동안 보고서는 이내 다시 돌려준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내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부디 하루 빨리 전쟁이 끝나서 그곳 사람들이 더 이상 비참한 삶을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연을 쫓는 아이는 내게 정말 많은 것을 알려주었고, 그만큼 내 마음을 성장시켜준 것 같다. 특히나, 끔찍한 현실 속에서 밤마다 평온하게 잠 한숨 못자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에 비하면 날마다 두 발 쭉 뻗고 편안하게 누워 자는 나는 참 행복한 아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작은 것 하나하나에 감사하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사는 내가 될 수 있도록 노력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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